마흔의 버킷리스트, 책쓰기

누구에게나 버킷리스트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삶이 내 바램과 의지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가슴 속에 저마다의 인생 버킷리스트를 간직하고 살아갈테다. 마흔을 앞두고 몇 년 전부터 꿈꿔온 나의 버킷리스트는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것이었다. 아뿔사! 그런데 올해 마흔이 됐다, 한국 나이로.

빠른 세월은 야속하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 진짜 마흔은 내년이니까. 내가 사는 프랑스식으로 하자면 정확히 2022년 생일날 나는 마흔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1년 조금 넘는 시간이 남았다.

항상 생각은 했지만 오랫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실행에 못 옮기고 있었다. 블로그 포스팅도 건강과 시간이 허락할 때 간간이 하는 정도인데, 하물며 한 권의 책을 쓰는 일은 현재의 나에게 거대한 도전이었다. 수백쪽에 달하는 박사논문도 썼는데 무엇이 어렵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대답을 하자면 그 과정을 너무도 잘 알기에 어렵다.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니 체력적으로 힘들고,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니 머리도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려는 이유는,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서.

올해 3월, 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초고를 쓰기 시작했다. 역시나 쉽지 않다. 블로그 글과 달리 책은 하나의 주제를 긴 호흡으로 써야 하는 작업이라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매일 일정한 분량을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하다 보니 저 멀리 희미한 길이 보인다. 이제 뚜벅뚜벅 걸어가면 되겠지.

어쩌면 지금 내가 하는 작업이 나의 역량을 훨씬 초과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처절히 느끼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경험하는 몰입의 즐거움과 성취감은 그 무엇보다 나에게 위로가 된다.

머지않아 다가올 그날을 꿈꾸며 나는 오늘도 책상 앞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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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흔의 버킷리스트, 책쓰기” 댓글

  1. 종종 와서 글 읽고가는 사람입니다.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댓글 처음 남겨봅니다. 글 너무 재미있고 잘 읽히고 유익합니다. 꼭 책을 출간하시길 바래요!

  2. 마네의 발코니 찾으려고 구글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어와서 한참동안 빠져들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책 쓰시는 일도 응원하겠습니다 ^^

  3. 재밌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언제 다시 블로그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력해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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