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니슴 2018

지난 7월 14일 파리 샹젤리제에서 열린 프랑스 혁명 기념일 군사 퍼레이드에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가 등장해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올해는 프랑스-일본 수교 160주년이자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1868) 150년을 맞이하는 해로, 프랑스 정부에서 이를 기념해 일본을 귀빈국으로 초청했더니 들고나온 깃발이었다.

화려한 군사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올해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프랑스에서는 ‘자포니슴 2018(Japonismes 2018)’이라는 주제로 일본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 공연 및 문화행사가 전국적으로 열린다.

자포니슴(영어: Japonism 자포니즘)은 19세기 중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에서 유행하던 일본취향을 이르는 말로, 프랑스의 미술비평가인 필립 뷔르티(Philippe Burty, 1830-90)가 1870년대 최초로 사용하였다. 1850년대 이후 일본이 서양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유럽에 소개된 일본미술은 수 십년 동안 서양미술 전반에 대대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자포니슴 2018>은 2018년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일본의 미술과 문화를 통해 프랑스에 일본 붐을 일으키겠다는 일본 정부의 바램과 의지가 투영된 듯하다. 실로 이번 행사의 규모와 내용면에서 모두 놀랍다.

내가 관심있는 전시 분야에만 한정시켜 말하자면, 주프랑스 일본문화원을 비롯해 파리의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각기 다른 주제의 일본 미술 특별전을 개최한다. 프랑스의 대표 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을 필두로 퐁피두 센터, 국립장식예술박물관, 기메 국립동양박물관, 세르누스키 미술관, 프티 팔레, 라 빌레트, 팔레 드 도쿄 등에서 조몬시대의 토기부터 나라의 불교미술, 린파미술, 우키요에, 메이지 시대 미술, 자포니즘, 현대 디지털 아트에 이르는 다채로운 전시를 연다.

미술사를 하는 연구자로서 볼거리가 많아 설레이고 앞으로 있을 전시가 무척 기다려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조금 불편하기도 하다. 어떻게 이런 양질의 대규모 전시들을 기획하고 준비할 수 있는지… 부럽기도 하고 샘도 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동시에 지난 2016년에 있었던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행사들이 떠오른다. 그랑 팔레에서 한국 도자기 명품을 전시하는 등 이전에 있었던 어느 행사보다 큰 규모로 치뤄졌는데, 아쉽게도 프랑스 내에서 영향력과 파급력은 비교적 약했다. 물론 더 오래전인 2006년의 120주년 행사와 비교하면 여러면에서 훨씬 나아졌지만, 내용적으로 더욱 깊고 풍성하고 스토리가 있으며 현지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소통하는 방식도 좀 더 세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더 멋지고 아름답고 강렬한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 행사를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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