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황금시대(Golden Age)’인가

‘황금시대’ 용어 사용을 중지한 암스테르담 역사박물관. © Amsterdam Museum

네덜란드 공화국이 세계 패권국가로서 번창했던 17세기는 네덜란드 역사의 ‘황금시대’라 불린다. 이 시기 네덜란드는 무역, 군사,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방면에서 세계 최강자였다.

‘황금시대’는 네덜란드의 자랑과 자부심이며, 국내를 넘어 서양의 역사기록학(historiography)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런데 최근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역사박물관(Amsterdam Museum)이 ‘황금시대’라는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물관에 따르면, ‘황금시대’가 주는 긍정적인 선입견, 이를테면 부유, 평화, 번창 등은 17세기 네덜란드 역사적 진실의 일부일 뿐이다. 동시에 이 용어는 빈곤, 전쟁, 노예제 등 이 시기의 어둡고 추한 현실을 감추고 왜곡한다.

‘황금시대’라는 모호한 역사적 용어는 오직 선택된 그룹, 즉 승리자들의 관점에서 본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네덜란드에서 살았던 사람들 모두가 ‘황금시대’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대다수의 네덜란드인들은 가난에 허덕였으며 내전으로 고통받았다. 또한 네덜란드 공화국에는 노예제도가 존재했다. 하지만 ’황금시대’라는 용어의 테두리 안에서 이들의 이야기 공간은 극히 제한적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네덜란드인들은 그 시대 성공하고 부유했던 이들의 후손보다는 일반 시민, 이민자, 노예의 후손이 대부분이다. 박물관은 이곳을 찾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내야 한다.

네덜라드 총리(Mark Rutte)를 비롯한 여러 정치인들은 암스테르담 역사박물관의 이같은 결정을 넌센스라 평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박물관과 학술계에서는 이미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네덜란드 대표 박물관인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Rijksmuseum)은 ‘황금시대’ 용어 사용을 고수할 것이라 밝혔지만, 앞으로 이 시기를 재조명하는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을 소개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노예제를 네덜란드 역사에서 전적으로 다루는 특별전(2021년 상반기)을 준비 중이다.

[저작권자 © HEEstoryNArt] 무단 전재/복사/배포를 금지하며, 허락 없이 내용 일부를 발췌/요약/편집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링크 및 SNS 공유는 허용합니다.

댓글 남기기